엽기적인 그녀 Script 1

From Korean Wiki Project
Revision as of 03:26, 20 July 2009 by Jay shin (Talk | contribs)

(diff) ← Older revision | Latest revision (diff) | Newer revision → (diff)
Jump to: navigation, search
  1. 1. 강가, 기차길

(F.I)
강물이 보이고, 강가의 기차역으로 기차 한 대가 들어오고 있다.
기차가 멈추면서 내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DISSOLVE TO)

  1. 2. 강과 기차길이 내려다보이는 나무 아래

기차길이 내려다보이는 산, 어느 나뭇잎이 무성한 나무 아래에 망부석처럼 서있는 견우가
보인다.
아래로 멈춰선 기차가 내려다보이고, 사람들이 내려서 역을 빠져나오는 모습들도 보인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표정의 견우, 실망한 표정으로 핸드폰의 시계를 본다.
그 위에 흐르는 견우의 나레이션.
견우 2년 전 바로 오늘, 그녀와 저는 이 자리에 타임캡슐을 묻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2년만에 다시 만나는 날이지만 그녀는 아직 나타나지 않습니다. 전 기다립니
다.
(F.O)

  1. 3 사진관

(F.I)
사진기의 간유리에 보이는 견우의 거꾸로 보이는 모습.
이어, 양복을 입은 견우가 카메라를 보고 무표정으로 앉아있는 모습이 보이면서 서서히 화
면에 얼굴이 가득 찬다.
엷게 미소를 띠고 있는 견우의 얼굴, 정지한 듯 보이고-
사진사 하나, 둘...
그때, 견우의 핸드폰이 울린다.
견우 : 잠깐만요... 여보세요...? 네? 고모? 예... 죄송해요... 갈게요. 죄송하다고 했
잖아요...
네... 간다니까요? 사진 찍고 있어요... 네.
전화를 끊더니 다시 자세를 잡는 견우. 그 위에-
견우(나레이션) ...부모님은 제가 딸이길 원해서 저는 어려서 부터 딸처럼 키우셨습니다.
찰칵하고 셔터가 눌러지면서 후래쉬가 번쩍이며-
어린시절의 견우 사진으로 장면이 바뀐다. 여자아이처럼 옷을 입고 머리에 리본까지 한 견
우.
견우(나레이션) 그래서 저는 일곱 살까지 여잔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리고 목욕탕도 엄마하고
만 갔습니다.
저는 나이가 들면 고추가 점점 작아져서 사라지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근데, 정 반대더군요.
(F.O)-
자막 '전반전'

  1. 4. 순대집

(F.I)-
복학 기념으로 동료 복학생들과 순대를 먹는 견우.
견우(나레이션) ...저는 군대생활을 무사히 끝내고 복학을 했습니다.
친구들 : ..야, 띱때야! 공익근무요원이 무슨 군대생활이냐? 제대 좋아하네.
견우 : 띱때야, 공익근무요원이 뭐냐? 공근이라고 불러! 공근! 이래뵈도 전방에서
근무했단말야!
친구들 : 공근은 구파발이 전방이냐? 띱때야, 너는 제대한 게 언젠데 인제 연락하
고 지랄이냐?
어쨌든, 견우가 무사히 제대한 것과 복학을 축하한다! ...건배!
술을 마시다가 순대집 앞을 지나가는 늘씬한 여자를 보더니 눈이 휘둥그래지는 견우.
@.@;;;
견우 : 제 이상형입니다. 이상형이 지나가면 저는 못 참습니다. 말을 붙여봐야죠!
친구1 : (저희들끼리)야, 남자들은 왜 이쁜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쓰냐?
친구2 : 넌 이쁜 여자 보면 사족을 못쓰냐? 난 오족까지 쓸 수 있는데...
친구1 : 띱때야, 왜 남자들은 이쁜 여자만 좋아하냐구... (등등 여자의 미모에 관해
서로 논쟁을 한다.)
견우, 일어나 나가려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견우 : 에이씨! 중요한 시간에 ...여보세요? 누구냐?
견우의 母: (전화)니 엄마다! 너 고모네 간다더니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친구들은 저희들끼리 계속 논쟁을 벌이며 떠들어대고 있다.
견우 : 곧 갈 건데요? (친구들에게)조용히 해 띱때들아. 엉아 전화 받잖아!
견우의 母: (전화)오늘은 꼭 좀 갔다 와라, 응? 고모 본 지 너 1년도 넘었지?
견우 : 작년에 봤나?
견우의 母: (전화)고모 작년에 하나밖에 없는 자식 잃고 적적하게 사는 거 잘 알
잖아...
너하구 걔 너무 닮았다 그랬는데... 고모가 너 보면 얼마나 좋아하겠니?
견우 : 닮긴 하나도 안닮았더구만... 고모 만나면 얼굴 비벼대고, 뽀뽀할려고 그래서
싫어. 고모부두 그렇고...
견우의 母: (전화)너 오면 여자 소개시켜준다던데...
견우 : 고모가 소개시켜주는 여자 뻔하지. 됐다구 그러세요.

  1. 5. 신도림역.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 견우, 발그레 취해 있다.
견우의 시선으로 역의 사람들이 스케치된다.
전철을 기다리는 사람들, 아기를 업은 아줌마, 술에 취해 남자에게 안겨 엉엉 우는 여자 등
등이 보이고-
견우 나레이션 : 전 언제나 순정만화 속의 주인공같은 그런 여자를 만나고 싶었
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견우, 승강대 끝에 위험하게 서서 술에 취해 까딱까딱거리고 있는 '그녀'를 발견한다.
그때 전철이 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몸이 앞으로 숙여지며 달려오는 전철에 치이기 직전의 그녀.
견우 : (나레이션) 앗, 자살?
견우, 후다닥 다가가 전철이 스치는 순간, 그녀를 잡아준다.
견우를 쓰윽 돌아보는 그녀, 눈이 풀어져 있다.
견우, 멋쩍은 듯 미소짓더니 멈추는 전철을 바라보고 있다.
앞을 바라보는 견우의 옆모습을 바라보는 그녀.
견우, 그녀의 눈길이 따가워 힐끔거리고 있다.
이윽고 전철이 멈추고 문이 열리자 안으로 들어가는 그녀와 견우.

  1. 6. 전철 안

그녀와 견우, 서로 맞은편의 팔걸이 옆에 서있다.
그녀를 흘끔흘끔 쳐다보는 견우.
견우 : 그녀는 제 이상형이지만 전 싫습니다. 왜냐구요? 전 술에 취한 여자는 딱
질색입니다.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려 외면하는 견우, 하지만 시선이 저절로 그녀에게로 향한다.
그녀, 몸을 돌려 팔걸이에 배를 대고 앞뒤로 까딱까딱거리고 있다.
견우, 그 모습을 보더니 히쭉 웃으며 옆사람을 보는데, 옆사람은 썰렁하게 바라볼 뿐이다.
겸연쩍어지는 견우.
취해서 중심을 못잡고 까딱거리던 그녀, 앞에 노인이 서서 신문을 보고 있고,
젊은 친구가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더니 눈동자가 마치 가로등 불처럼 반짝하고 켜
진다.
그녀 : 야, 얼른 일어나! 노인네한테 자리 양보해야지!
청년이 눈을 불량스럽게 뜨지만, 그녀의 눈에는 힘이 더 들어가 있다.
청년, 모두 주시하고 있던 터라 자리를 양보하고 다른 칸으로 향한다.
그녀 : 그리구 너! 분홍색 옷 입지마! 알았어?
그녀를 위아래로 힐끔 훑어보며 가버리는 청년.
노인, 당연하다는 듯 자리에 앉고-
우와! 하고 놀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견우.
그녀, 눈이 다시 빠른 속도로 게슴츠레 해지더니 팔걸이에 배를 대고 까딱거리고 있다.
Dissolve되며 여러 역을 거치며 사람들이 오르고 내리는 장면이 이어지다가-
표정이 심상치 않은 그녀의 모습을 견우가 바라보고 있다.
갑자기 속에서 무엇이 올라오는 듯 소리없이 우웩우웩 헛구역질을 해대는 그녀.
견우, 그녀의 표정을 보더니 속이 메스꺼워진다.
급기야 오바이트를 우웩 해대는 그녀.
노인의 머리 위로 그녀의 토사물이 쫘르르 쏟아져 내린다.
견우 : 0.@;;;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는 전철 안.
여기저기서 수근수근대고, 잠자는 애인에게 보라고 깨우는 여자도 있다.
토사물 폭격을 받은 노인, 말도 못하고 눈을 껌뻑거리고 있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조심조심
가발을 벗겨내고 있다.
노인이 가발 벗는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보는 승객들.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견우에게 향하더니-
그녀 : 자기야... !
그녀, 또 한번 헛구역질을 해대더니 뒤로 쿵 하고 넘어져 버린다.
승객들과 견우의 시선, 모두 넘어지는 그녀를 따라가고-
이어 승객들의 시선이 견우에게로 집중된다.
황당해서 어쩔 줄 모르는 견우.
견우 : 자기라뇨... 저 아녜요... 저 아녜요...
노인 : 뭐해? 빨리 학생이 뒷처리해!! .
견우 : (어이없어 웃으며) 자기 아닌데...
노인 : 아니긴 뭐가 아냐! 이리와!
시무룩해지는 견우, 엉거주춤 노인 앞으로 간다. 토사물을 담은 가발을 들고 앉아있는 노인
을 보자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는 견우.
노인 뭘 웃어! 애인이 술에 취했다고 나몰라라 하고 있어? 빨리 어떻게 좀 해봐!
견우, 사람들의 눈총이 따갑자 웃옷을 벗어 노인을 이렇게 저렇게 닦아주고 있다.
그 동안도 큰 대자로 뻗어서 누워있는 그녀.
견우 : 죄송합니다... 세탁비라도...
노인 : 됐어! 애인이나 잘 챙겨!
이어 런닝 바람의 견우, 누워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울상을 짓는다.

  1. 7. 부평역

전철이 떠나고 있고-
견우가 축 늘어진 그녀를 업고 있다.
사람들이 역으로 빠져나가고 있고, 그녀를 업은 견우, 맨 뒤에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다.
보는 사람들이 없자 벤치에 그녀를 슬며시 내려놓고 후다닥 달아나버리는 견우.
표를 내고 밖으로 달아나는 견우.
밖으로 홀가분하게 걸어가는데-
역 안 벤치에 홀로 누워있는 그녀가 보인다.
양심에 걸린 듯 망설이는 견우. 그때, 그녀가 뒤척이다가 벤치 아래로 쿵 떨어져 버린다.
비척비척 일어나 벤치로 기어올라가 눕는 그녀.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다시 역 쪽으로 달려가는 견우.
슬며시 넘어가려는데-
역무원 학생! 그냥 들어가면 어떡해! 표 사야지!
할 수 없이 표 사는 곳으로 다가가는 견우.
견우 : 일 구역 한 장이요!
(DISSOLVE TO)

  1. 8. 부평역 앞

그녀를 업고 부평 역 앞을 걸어가고 있는 견우.
여관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대는 견우의 모습들이 Dessolve로 이어지며-
견우 : (나레이션)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그 많던 여관이나 모텔이 오늘은 왜
이렇게 눈에 안 띄는 겁니까?
...술먹고 뻗은 여자 데리고다니기 싫습니다. 업고 다니긴 더 싫습니
다.
이리저리 땀을 뻘뻘 흘리며 왔다갔다하는 견우.
그러다 한 곳을 보더니 기쁜 표정을 짓는다.

  1. 9. 억수장

억수장이란 간판 아래-
견우, 그녀를 업고 다가와 문을 조심스럽게 연다.
끼기긱 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열리는 여관 문.
문소리에 창문으로 머리를 빼꼼 내놓고 보는 주인 남자.
주인남자 뒤의 벽에는 똑같이 생긴 다섯 쌍둥이 사진이 낡은 신문기사와 함께 붙어있다.
제목, '독수리 오형제로 키우고 싶어요.'
여관 주인 아이고... 색시가 떡이 됐네!
하더니 견우를 흘겨보는 주인.
견우 : 아니에요! 왜 이상하게 보세요?
여관 주인 : (흘기며)아니긴 뭐가 아냐? 다 아는데...
견우 : 우리... 약혼했단 말이에요!
다리를 후들후들 떨고 있는 견우를 위 아래로 흘겨보는 주인.
여관 주인 : 침대 방으로 줄까? 온돌방으로 줄까?
견우 : (울상이 돼서) 아무거나 빨리 주세요. ㅠ.ㅠ;;;
앞장서서 걸어가는 주인, 층계를 어기적대며 올라간다.
견우 : 일층엔 없어요, 아저씨?
여관 주인 : 4층!
견우 : ㅜ.ㅜ;;;;

  1. 10. 여관 방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와 침대에 그녀를 던지듯 팽개쳐 버리는 견우.
침대에 기대어 앉아 헉헉거리고 있는데-
그녀의 손이 견우의 어깨에 척 올라온다.
손을 잡아 뒤로 툭 넘겨버리는 견우, 한숨을 쉬며 담배를 붙여 피운다.
그때, 노크와 동시에 문을 여는 주인 남자, 의상이 좀 전과 틀리다.
여관 주인 닮은 남자 : 숙박부 적어줘야지... 사 만원이야, 학생.
견우 : 네? 사 만원이요?
여관 주인 닮은 남자 : 왜? 싫으면 다른 데로 가고...
견우 : ...됐어요. -_-;;
돈을 주고 숙박부를 꼼꼼히 적는 견우. 여관 주인이 넘겨보며 읽고 있다.
여관 주인 닮은 남자 서울 특별시 XX구 XX동...
견우가 째려보자 고개를 돌리는 주인, 좀 있더니 다시 넘겨다보며 읽어댄다.
여관 주인 닮은 남자 : 칠칠공이공삼 일일육이육일삼... 전화번호 공일육 삼삼오
에...
견우 : 아저씨! 왜 자꾸 따라 읽어요?
여관 주인 : 닮은 남자 --;;
숙박부를 집어서 나가는 여관 주인을 닮은 남자.
견우, 코를 자기 옷에 대고 냄새를 킁킁 맡아본다.
메스꺼운 냄새에 열받는 견우, 쌕쌕 잠이든 그녀를 째려본다.
견우 : 그렇게 오바이트를 했는데도 자기 몸엔 전혀 안 묻었더군요. 대머리 아저씨
하고 저만 개피를 본 것입니다. 기술도 졸라 좋습니다.
이어 잠든 그녀의 몸으로 카메라가 훑어 가면서
그녀의 목에 딱 맞는 목걸이가 보이고 팬던트에 잎이 무성한 나무가 새겨져 있다.
잠자는 그녀를 바라보며 야릇한 느낌에 사로잡히는 견우.
그때,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와 동시에 또 여관 주인이 들어온다.
여관 주인 : 숙박계 써야지. 숙박비 삼만원 선불!
견우 : 네? 조금 아까 숙박계 쓰고 사 만원 냈잖아요!
여관 주인 : 뭐라구? 사만원? 언제 내? 내가 받질 않았는데? ...너 무전취침으로 콩
밥 한 번 먹어볼래? 엉?
견우 : (숙박계를 열어 보며)이것 봐요! 이거 제가 쓴 거란 말예요!
중얼중얼 숙박계를 읽는 주인.
여관 주인 : 아이, 이 개새끼가 정말 죽을려고 환장을 했나?
견우 : (쫄아서) ...네? ...아니...
여관 주인 : 아니, 학생 말고 내 동생 말야! 그 새끼가 또 받아 챙겼네...
견우 : ...?
여관 주인 : 신경 쓰지말아... 우리 다섯 쌍둥이거든... 옛날에 신문에도 났었잖아. '
독수리 오형제로 키우고 싶어요.'
...셋째 놈이 와있는데... 아니 ...셋짼가? 넷짼가? 하여튼
이놈의 새끼를 그냥!
여관 주인, 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견우 : 만원! 돌려줘야죠!
고개를 푹 숙이는 견우.
이어 시끌벅적한 복도를 마치 <바톤 핑크>에서처럼 훑어가는 카메라- 디졸브 되면서-
욕탕에 들어가 옷을 능숙하게 착착 개어서 하나씩 밖으로 내놓는 견우.
물 트는 소리가 치익 나고-
그때 방안에서 울리는 핸드폰 소리!
욕실 문이 스르르 열리면서 견우가 젖은 알몸으로 나온다.
잠든 그녀를 바라보며 살금살금 다가가 그녀의 가방을 후다닥 집어 욕실 앞에서 뒤지는 견
우.
핸드폰을 꺼내 받는다.
견우 : 여보세요? 핸드폰 주인요? 네... 지금 자고 있는데요? 네? 여기요? 부평역
근처에 있는 억수장인데요?
견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딸깍 하고 전화를 끊는 소리가 들린다.
갸우뚱거리며 핸드폰을 백에 넣어 던져놓고, 다시 욕실로 들어가는 견우.
견우 : 빨리 씻고 토껴야 돼.
(DISSOLVE TO)
목욕을 끝낸 견우, 욕실 문이 열리더니 견우의 머리가 빼꼼 내밀어진다.
수건이 화장대 위에 놓여있다. 밖에선 경찰차 소리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고-
견우, 알몸으로 살금살금 욕실을 나와 잠자는 그녀를 가로질러가더니 수건을 집어든다.
그때, 방문이 쾅 하고 부서지듯 열리더니 여경 둘이 가스총을 앞세우고 쳐들어온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놀라는 알몸의 견우, 뒤늦게 수건으로 자신의 사타구니를 가린다.
알몸의 견우와 술에 쩔어 자고 있는 그녀를 번갈아 바라보는 여경들.
여경1 : 지금 뭐하는 거야! 손들어!
얼떨결에 손을 들고나서야 아래가 허전한 것을 깨닫는 견우, 울상이 되서 다시 손을 내리는
데-
가스총을 쏴버리는 여경.
뽀얀 연기 속에 휩싸이는 견우,
눈물, 콧물, 게거품을 흘리며 뒤로 쓰러져버린다. ㅠ.ㅠ;;;
(F.O)

  1. 11. 경찰서

눈물과 콧물을 흘리고 있는 견우.
경찰이 견우의 어깨를 잡아 유치장으로 데리고 간다.
견우 : 아니라니까요? 말씀 드렸잖아요! 피해자는 저라구요! ㅠ.ㅠ;;;
경찰 : 내일 얘기하고 우선 들어가!
시무룩하던 견우의 표정, 유치장안을 돌아보더니 공포스러운 얼굴로 바뀐다.
견우 : 뜨악! 0.,O;;
철창 안에는 험상 굳은 조폭들이 가득 차있다.
험상을 더욱 긁으며 견우를 바라보고 있는 조폭들, 얼굴과 흰 와이셔츠에 온통 피범벅인
놈,
옷이 사시미 칼자국에 너덜너덜 한 놈, 머리가 깨져서 동여매고 있는 놈, 팔이 부러져서 찢
어진 옷으로 칭칭 감은 놈,
등등 패싸움 직후에 잡혀온 듯 살벌한 분위기다.
견우, 경찰이 유치장에 밀어 넣는데 안들어가려고 버티고 난리다.
억지로 견우를 구겨 넣는 경찰.
울상이 된 견우, 조폭들 사이에 끼어서 눈치를 보며 침을 꿀꺽 삼킨다. ㅜ.ㅜ;;
견우의 주변으로 좀비처럼 어슬렁어슬렁 다가오는 조폭들.
견우, 무서워서 오들오들 떨고 있다.
한 쪽 구석에는 등을 돌리고 장기를 두고 있는 조폭 두목.
조폭1 : 너, 이름이 뭐냐!
견우 : ...!(쫄아서 미소지으며 꾸뻑 인사만...)
조폭3 : 새끼야! 형님이 묻잖아! 대답안해? 엉?
견우 : ...견웁니다!
조폭2 : 여긴 뭐때문에 들어왔냐, 잉!
견우 : 저... 전 아무 죄도 안지었어요. 정말이에요!
조폭2 : 뭐여? 그럼 우린 죄를 져서 들어왔다는 거여? 엉?
견우 : 아, 아니 그게 아니구요...
조폭3 : (무지무지 열받은 표정으로) 아니긴 뭐가 아냐, 개새끼야! 죽을래? 엉?
견우 :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ㅜ.,ㅜ;;
서로 마주보고 낄낄 웃어대는 조폭들.
견우 : -.,-;;;;
조폭2 : 너, 강간으로 들어왔지, 그지!
견우 : 아닙니다! 정말 아닙니다! /
조폭2 : 너, 손가락 짤리고 자백할래? 그냥 할래? 잉?
조폭3 : 이새꺄! 빨리 사실대로 말 해! 형님이 묻잖아!
견우 : (꿀꺽!)
조폭3 : 이새끼! 형님한테 개기는 거야? 엉? 니 배때기에는 사시미 안들어갈 줄 알
아? 엉? 똑바로 대답 못해?
견우,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조폭두목 : 야! 조용히 해라! 엉?
조폭2 : 알았습니다, 형님... 조용히 시키겠습니다, 형님.
견우, 돌아보면 조폭 두목이 억수장 주인과 같은 얼굴이라 놀란다.
견우 : ...!
조폭 두목 : ...너 나 알어? 이리와바!
견우 : (조폭 두목에게 다가가며) 저 억수장 주인 아저씨 동생... 맞져?
조폭 두목 : 그새끼 얘기 꺼내지 마! 그새낀 형도 아냐! 알겠어?
그새끼 얘기 다시 한 번만 꺼내면 니 두 손을 닭발처럼
으깨서 초장에 버무린
다음 연탄불에 살짝 구어서 술안주로 먹어버릴 거다. 뼈
까지... 알겠어?
견우 : ...네!
눈치를 보고 있는 견우의 얼굴에서-
짧은 (F.O)

  1. 12. 동. 경찰서 유치장 (아침)

짧은 (F.I)
조폭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해장국을 먹고 있다.
한쪽 구석에서 침을 삼키며 바라보고 있는 견우.
조폭3 : 뭘봐, 새꺄! 안찌그러져?
한 쪽으로 밀려나 조폭들의 후루룩 쩝쩝 소리에 침을 꿀꺽 꿀꺽 삼키는 견우. -___,-;;
경찰 : 견우! 나와!
유치장 문을 열어주는 경찰. 견우 유치장을 나오는데-
조폭들 : -잘가라! ^^; -연락해라, 잉? 또 보자, 잉! ^____,^
-넌 짜식아 구치소로 가는 거야! . -또 만나면 인사 꼬박꼬박 해
라, 알았냐? ^^
조폭두목 : 깍두기 하나씩 먹으라고 그랬지!
조폭 두목이 깍두기 두 개 먹은 부하를 코피가 나도록 패고 있다.
견우 : 형님들, 안녕히 계세요!
인사를 받는 조폭들. 맞던 조폭도 코피를 흘리며 뒤돌아보고 꾸뻑 한다.

  1. 13. 경찰서 앞

혼자서 터덜 터덜 나오는 견우.
주머니에는 돈도 없다.
쓸쓸히 걸어서 경찰서를 벗어나고 있는 견우, 맞은편에 한 여자가 지나친다.
돌아보며 걸어가고 있는 견우.

  1. 14. 견우의 집

엄마가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하고 있다.
견우 다녀와씀미다.
인사를 꾸벅하고 엄마를 지나쳐 자신의 방으로 가려는 견우.
엄마가 런닝 차림을 보며 인상을 쓰고 있다.
엄마 부평 가따 완니?
견우 : ...네 가따 와써여.
견우가 대답을 마치자 마자 별안간 청소기 빨대로 때리는 엄마.
견우 : 아야! 왜 때려여, 엄마!
엄마 : 너, 이리왓! 너 어디서 자빠져 자고 와써? 고모네 집에서는 너 안왔다고 난
리난는데,
어디서 고진말 시킬려고 그래, 엉? 그리고 멀쩡한 옷 입고 나가서 이게
모야?
너, 똑바로 말해! 어디갔었어! 옷은 어떻게 했고! 바른대로 말해!
군대도 가따 오고 복학까지 했으면 뭔가 달라져야짓! 너, 귀가 시간이
몇시야, 엉? 열시자나!
그러면 고모네 열 시까지는 들어갔어야짓! 어디서 외박을 해, 엉?
견우 : 엄마가 부평가따완냐고 해짜나여! 고모네 집은 안가찌만 부평엔 가따와딴
마레요!
엄마에게 얻어맞고 있는 견우.
견우 나레이션 ( ) : 저 불쌍한 놈임미다. 술에 취한 여자 때문에 이게 몸미까? 정말
둑고십씀미다.
(DISSOLVE TO)

  1. 15. 견우의 방

이부자리를 깔고 누워있는 견우.
눈을 껌뻑거리다가 서서히 잠에 빠져들고 있다.
그 위에-
견우(나레이션) : 다 아시져? 저는 복딩이임미다.
공과대에 다니고, 공부요...? 머리는 조은데 안합니다. 그
건 울엄마, 아빠가 보증합니다. *^^*;;
인터컷-
중학교 시절, 견우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들고 있다.
그 앞에 20점 짜리 성적표를 들고 있는 엄마
엄마 : 너 머리는 조은데, 공부를 안하는 게 탈이야.
고딩 시절, 견우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들고 있다.
그 앞에 성적표를 들고 있는 아빠, 엄마.
아빠 : 넌 머리가 조키 때문에 쪼끔만 공부하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구.
다시 현실, 잠에 취한 견우,
견우 : 여러분은 자식 낳거든 절때루 머리 좋다는 말하지 마세여... 공부 절때루 안
함미다. ^______,^;;
견우 괜히 벌떡 일어나 앉더니 머리를 긁적거리고 씨익 웃더니 다시 잔다.
견우 : 글구... 취미요? 당구, 컴퓨터 깸은 고수임미다. 저한테 도전하지 마세여.
글구 저는 제 이상형을 보면 무조껀 뒤쪼차 가서 말을 검미다. 그건 본
능임미다. ...
장래 희망요? 아직 생각해 본 적 엄씀미다. 알게따구여? 마자씀미다.
저는 먹구대학생임미다.
(다시 잠자면서 씨익 쪼개고) 울엄마도 저를 그러케 부름미다. --;;;
그때, 울리는 견우의 핸드폰. 견우, 부시시 눈을 뜨더니 머리맡의 핸드폰을 받는다.
견우 : ...여보세요?
그녀(소리) : 야! 너 누구얍? 이자식앗!
견우 : 네?? 누구세여? 0.,O;;;
그녀(소리) : 너, 나 여관에 업어다 노코 뻘개벗고 뭐했어!
견우 : 예? ㅜ.,ㅜ;;
그녀(소리) : 너, 나와! 부평 역 앞으로! 지금 당장 나왓!
견우 : 아니, 저...
전화가 신경질적으로 딸깍 끊어지는 소리가 난다.
핸드폰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있는 견우.
견우 (나레이션) : 이럴 수 있는 겁니까? 누구 땜에 유치장에 가따오구 청소기로 매까지 마
잤는데...

  1. 16. 부평역 앞

부평 역 앞으로 나오는 견우. 그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생각보다 차분하고 예뻐 보이는 그녀.
견우가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견우 : ...저...
휙 뒤돌아 보는 그녀, 눈에 힘이 들어가 있는 표정이다.
견우 찔끔 하는 데-
그녀 : 너냐?
견우 : 네? 0.,O;;
그녀 : 따라와!
그녀, 앞장서서 가고 있고 견우, 어정쩡하게 서있다.
그녀 : 뭐하냐? 따라오지 않고!
견우, 미적미적 뒤따라간다.

  1. 17. 까페 안

웨이터가 주문을 받고 있다.
웨이터 머 마시게씀미까?
그녀 커피 두 잔 주세요.
견우 : 전 ...콜라...
그녀 : 두글래?
견우 : ...커피요.
웨이터 (간다)
그녀 : 말해봐. 어제 어떠케 댄 거야?
견우 : 아니... 저... 아가씨가... 술에 취해서...
그녀 : 야, 떠듬거리지 말고 해봐! 차근차근히! .
견우 : 네... 이짜나여... 어저깨 신도림 역에서 아가씨가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고
이써꺼든요...
근데 전철이 와서 칠일 뻔 했는데... 내가 구해줘따구요... 그리고 전철
을 탄는데...
견우, 말을 하는 동안 웨이터가 커피를 날라온다.
이어 견우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 위에 나레이션이 겹쳐진다.
견우(나레이션) : 저는 이여자가 혹시 꽃뱀 가튼 거 아닐 까 생각해씀미다.
지하철에서 술취한 척 오바이트 하구나서 얼떨
결에 도와준 남자 베껴먹는게 직업인...
그녀 : 내가 '자기야' 그랬다 이말이지? 음...그건 생각 날 것두 같어...
여관에서는 토한 거하고 땀 때문에 목욕을 핸는데... 경찰이 왔따구? ...
너라면 믿게써?
견우(나레이션) : 이런 여자한테는 반말로 받아치던지 아니면 따끔하게 한마디 해
줘야 합미다.
그녀 : 음 ...내가 그랬단 말이지?
견우 : ...네. -.-;;
그녀, 기억을 더듬으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견우(나레이션) : 술에 취하지 않은 그녀는 바로 내 이상형이었습니다.
화사해 보이는 그녀, 입가에 가벼운 미소가 떠오른다.
견우 : ...어제보단 밝고 예뻐보이시네요. *^^*;;
말없이 견우를 노려보는 그녀.
그녀 : ...너 지금 나 놀리는 거지?
견우 : ...아니... 아닌데요?
그녀 : 그럼... 나 꼬시는 거니?
견우, 어이가 없어서 말을 못하고 있다.
그녀 : 난 너같은 애 사귈 생각 없어! 너하고 난 어떤 운명적인 느낌이 없잖아. 견
우 ...(시무룩)
그녀 : ... (일어나며)계산 해라.
견우 : ㅜ.ㅜ;;
그녀가 일어나자 견우, 커피를 급하게 마시다가 콜록댄다.

  1. 18. 소주방 앞

소주방으로 들어가는 그녀.
견우, 주춤거리고 있다.
그녀 : 머해? 들어오지 안코!
견우(나레이션) : 술이 절라 쎈 여잔가 봅미다.
견우, 할 수 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1. 19. 소주방 안

그녀, 견우, 자리를 잡아 앉자 웨이터가 메뉴판을 내놓는다.
그녀의 옆자리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들과 넥타이 부대 두 명이 술을 마시면서 노
닥이고 있다.
그녀 : 니가 주문해.
견우 : ...차미슬하구 ...김치찌개 주세여.
그녀 : 걸뱅이 먹어!
견우 : 그럴 거면 ...자기가 시키지...
그녀 : 꿍얼거릴래? (웨이터에게) 걸뱅이 주세여.
웨이터가 가고 그녀는 옆자리의 남녀들을 주시하고 있다.
남 : 이따가 우리 노래방 갔다가 좋은데 가자...
여 : 좋은데? 다 알어, 장여관? 돈 많아, 오빠? ...얼마 줄 거야, 오빠?
남 : 하는 거 봐서 주께, 걱정마.
그들의 말을 듣는 순간, 눈빛이 또다시 가로등처럼 반짝 켜지는 그녀. o₩ /o;;
견우 : 0.,O;;;
그녀, 벌떡 일어나더니 옆자리로 다가간다.
그녀 : 야, 늬들 지금 원조교제 하는 거짓! 그리고 니들 왜 걸뱅이 먹어? 딴 거 머
것!
여 : 어머머, 왜그래? 왜 참견하고 난리야?
남 : 아가씨! 내 동생들인데 술 한 번 사는 거야! 이거 왜그래?
그녀 : 야, 동생들인데 노래방을 가따가 장여관엘 가? 니들 몇살이야!
여 : 술먹을 나이는 됐어요, 왜 참견해요?
그녀 : 내가 지금 술멍는 거 때문에 그러는 거 가트니? 쯩 내놔봐! 너두!
여 : 왜그래, 정말? 경찰이라도 돼? 뭐야?
남 : 아가씨, 왜그래? 왜 남의 사생활에 껴들어서 참견하고 그래?
그녀 : 빨리 내놔봣!
여 : 아이 재수없어!
일어서서 나가버리는 여자 둘.
웬만큼 취한 남2, 열받았는지 대든다.
남2 : 여봐, 아가씨! 대체 왜그래? 내가 뭘 잘못했어? 엉?
그녀 : 아저씬 딸도 없어요?
남2 : 없다, 왜! 니가 왜 참견이야, 엉?
그녀 : 왜 반말이야! 혀빠닥이 반이야?
실갱이 벌이는 그들과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견우의 얼굴에-
견우 : 그녀는 정말 깡다구 죽임미다. 전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저런 여자하고는
쪽팔려서 같이 못다님미다. --
남자2 : 달겨들 것같자 주인과 남이 가로막고 밖으로 끌어낸다.
마구 떠들어대며 끌려나가는 남2
그녀 : 그렇게 살지들 말아요!
씩씩거리며 다시 자리로 와서 소주를 한 잔을 따뤄 마시는 그녀.
그녀 : 크! ...나쁜 놈들!
견우 : 0.,O;;;
소주 한 잔을 들이키더니 금세 눈에 힘이 빠지고 정상으로 들어오는 그녀.
이어 혼자서 소주 반 병 정도를 말없이 홀짝홀짝 따루어 마시는 그녀,
별안간 눈에 눈물이 고이더니 훌쩍이고 있다.
어쩔 줄 몰라 바라보는 견우, 손수건을 꺼내 준다.
그녀 울면서 손수건을 요모조모 살펴보더니-
그녀 : (울면서)너 코같은 거 안풀어찌?
견우 : ...네!
그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울고 있다.
견우(나레이션) : 우는 여자를 보니까 왠지 가슴이 아픕니다. 이 여자... 가까이서
보니까 정말 더 매력적이더군여.
어깨를 들썩이며 훌쩍이고 있는 그녀, 손수건을 주머니에 넣는다.
견우 : 저기여... 그만 우세여... 글구 손수건 제껀대여...
그녀, 손수건을 주고 눈물을 삼키더니-
그녀 : 나... 사실... 어제... 사랑하는 사람하고 헤어져써!
하더니 머리를 테이블에 쾅 쳐박고 쓰러지는 그녀.
견우의 놀란 시선이 그녀의 머리를 따라 내리꽂힌다.
견우 : 0,.O;;;
주인과 손님들의 시선이 그녀와 견우에게로 향하고-
여자손님 술에다 약타먹연나바.
한숨을 쉬고 있는 견우에서-

  1. 20. 억수장

견우, 그녀를 업은 채 억수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자, 끼익 소리에 여관 주인이 창문으
로 머리를 내민다.
여관 주인 : 아니 색시가 또 떡이됐잖아?
견우 : 저 있잖아여...
여관 주인 : 알어, 알어!
견우 : 아저씨가 주인 맞나구여!
여관 주인 : 그럼!
자동적으로 말없이 키를 들고 4층으로 앞서서 올라가는 여관 주인.
그녀를 업고 낑낑대며 계단을 오르는 견우.

  1. 21. 여관 방

안으로 들어와 그녀를 침대에 내팽겨치듯 내려놓는 견우,
땀이 범벅된 채 울상이다. ㅜ.ㅜ;;;
침대에 기대 앉아있는 견우의 어깨 위로 또 그녀의 손이 척 하고 올라온다.
여관 주인 숙박계는 어저께 그대로 쓰면 대지? 삼만언!
견우 : (돈을 주며)...네... --;;; 근데, 아저씨! ...혹시 술 깨는 약 엄써여?
여관 주인 : 엄써... 학생이 사다 머겨.
여관 주인 : 나가고-
어깨에 걸친 그녀의 손을 뒤로 넘겨버리는 견우,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나간다.

  1. 22. 억수장.

견우, 계단을 내려와 밖으로 뛰어나간다.
점프컷
약봉지를 쥐고 안으로 뛰어들어오는 견우.
다시 계단을 뛰어올라간다.

  1. 23. 여관방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견우.
그런데, 침대보를 뒤집어 쓰고 자던 그녀(?)가 알몸을 벌떡 일으키며-
여 : 어디가다 와써, 자기이?
견우 :0,.O;;;;
알고보니 그녀가 아니라 생판 모르는 여자다.
별안간 미소를 공포로 바꾸며 소리를 빽 질러대는 여자.
견우 : 죄송함미다.
인사를 꾸뻑 하고 나가는 견우.
견우가 나가자 욕실에서 남자가 얼굴에 비누를 하얗게 칠한 채 내다본다.

  1. 24. 견우의 여관방

견우, 문을 열고 들어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다.
이어 잠자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견우.
순간, 우웩 하더니 토사물을 입에 가득 물고 벌떡 일어나는 그녀, 욕실로 후다닥 뛰어들어
간다.
견우 : 0,.O;;;
욕실에서 우웩우웩 토하고 있는 그녀.
견우, 속이 메시꺼워 토할 듯 꿀렁거리다가 귀를 막는다.

  1. 25. 여관의 다른 방들.

방1 여자, 침대에 누워있고, 남자가 위로 기어올라오고 있다.
그때, 옆방에서 우웩우웩 소리가 들리자 메시꺼운 듯 우웩거리는 여자.
여자1 : 뭐야~ 나 미식거려 죽겠어! 우웩!
여자1 일어나더니 알몸으로 욕실로 달려가 우웩우웩 토하기 시작한다.
방2
옆방에서 여자의 토하는 소리가 들리자 샤워를 하다가 꾸역꾸역 토하는 여자2.
방3
남자의 엉덩이를 곡괭이 자루로 때리고 있던 여자, 그리고 맞던 남자,
토하는 소리를 듣더니 둘다 화장실로 뛰어들어가서 꾸역꾸역 토해대고 있다.
여관전경
웨엑웨엑 토하는 소리와 여관 전경이 보여진다.
간간이 불꺼진 창들에도 불이 반짝반짝 켜지며 우웩우웩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DISSOLVE TO)

  1. 26. 견우의 여관방

이불을 뒤집어 쓰고 다시 잠든 그녀.
견우, 약을 먹이기 위해 물을 따루고 그녀를 안아 일으킨다.
견우, 그녀를 바라보다가 입에 묻은 물기를 닦아준다. *~_~*;;
그녀를 안고 있는 견우, 묘한 느낌에 손이 덜덜 떨리고-
입술을 억지로 벌려서 약을 털어 넣고 물을 먹이는 견우.
그녀의 입가로 물이 한 줄기 흐르고-
견우가 수건으로 닦아준다.
그녀를 다시 눕히고 침대에 기대 한 숨을 놓는 견우.
그녀의 전신을 서서히 핥아가는 카메라, 그 위에-
견우 그녀의 입술을 바씀미다. ^_,^;
목걸이가 있는 하얀 그녀의 목으로 카메라가 내려오며-
견우 하얀 목도 보임미다. ^____,^;;
봉긋한 그녀의 가슴으로 카메라가 내려오며-
견우 그리고 가슴도 봤씀미다. *^__________,^*;;;
약한 신음을 내며 몸을 뒤척이는 그녀.
견우 : 저는 아기처럼 자고 있는 그녀를 보며 주제넘지만 일케 생각해씀미다. 이
여자의 아픔을 치료해 주고 싶다...
잠자는 그녀를 침대에 턱을 괴고 바라보는 견우, 엷고 천진한 미소가 얼굴에 떠오른다.
(DISSOLVE TO)

  1. 27. 동. 여관방, 아침

창가에 아침 햇빛이 닿아있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두리번거리는 견우. 그녀가 보이지 않자 갸우뚱거리는데-
그녀는 침대 아래서 새우처럼 구부려 자고 있다.
슬며시 일어나 욕실로 살금살금 다가가는 견우.
그때-
그녀 : (소리)야, 물좀 줘!
견우 : --;;
물을 컵에 따뤄서 갖다 바치는 견우.
그녀 : 야! 내가 왜 여기서 자고 있냐!
견우 : 저... 미안하지만 어제 돈 낼려구 지갑 열다가 보니까 78년 생인 거 가튼
데... 반말을 자꾸 하시면...
그녀 : 반말 하면, 뭐! 어떠카게따구! . 수건좀 줘!
견우 : (수건을 갖다 주며) 아니요... 그냥... 전 77년 이거든요. --;;
그녀 : 그럼 너도 말놔라! 칫솔 두!
칫솔을 갖다주는 견우, 고분고분 말을 참 잘 듣는다.
그녀 : 치약은?
견우 : 목욕탕에 이써여.
그녀, 욕실로 가고, 물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면서-
견우(나레이션) : 그녀와 저는 참 묘한 인연임미다. 만난지 2박 3일 만에 2박을 여
관에 오고 지금이 3일 쨈미다. *--*;;;
우리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댄 거심미다.
(F.O)

  1. 28. 강의실

견우의 얼굴이 화면에 가득 차고-
교수님이 출석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교수님 (소리) : 이형철!
견우 : 네! --;
교수님 (소리) : 전미영
전미영 (소리) : 네!
교수님 : 강만규!
견우 : (높은 톤으로) 네에! --;;
교수님 : (소리)견우!
견우 : ...
교수님 (소리) : 견우, ...안왔나?. (출석부를 체크하고)
견우 : 엉? ...아, 아니 견우 완는대여?
교수님 (소리) : 그래? (출석부 다시 체크) 이정민!
견우 (낮은 톤으로) : 예! --;;;;
교수님 (소리) : 구설수!
견우 (사투리 톤으로) : 네에! 왔시요 --;;;;;
(DISSOLVE TO)

  1. 29. 동. 강의실

수업중인 교수님.
견우, 식곤증에 눈꺼풀이 무거운 듯 껌뻑껌뻑거리고 있다. +.+;;
그때, 앞문이 벌컥 열리며 그녀가 들어온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하고-
견우, 쫄아서 졸음이 확 가시는 듯한 표정이다. @,.0;;;
교수님에게 당당하게 인사를 하고 견우의 옆자리로 뚜벅뚜벅 다가와 앉는 그녀.
교수님의 강의가 다시 시작되고-
그녀, 견우를 바라보지도 않고 강의에 열중한 듯한 표정.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흘끔흘끔 바라보는 견우.
그때-
그녀 : 교수님, 쉬었다 하시죠?
견우 : 0.@;;;
교수님 : ...그럴까?
교수가 분필을 놓고 나가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린다.
그녀 : (견우에게)가자!
견우 : 가긴 어딜 가? 수업 아직 안끈나써!
학생들의 눈동자가 견우와 그녀사이로 핑퐁처럼 왔다갔다하고 있다.
그녀 : 남자가 쪼잔하긴... 출석도 해쓸 거 아냐! 가자아~!
견우 : 안대! 이번 과목은 절대로 안대! 차라리 날 주겨!
그녀 : (일어서며)아라써!
강의실을 성큼성큼 나가는 그녀.
견우, 어쩌질 못하고 그 자리에 앉아있다.
좌우에서 '누구야? 누구야, 예쁜데?' '어뜬 사이야, 말해바' 하고 물어보는 학생들.
견우 : 이쁘냐? 야! 아무리 이쁘면 뭐하냐? 이쁜 짓을 해야지 이쁜 거 아니냐? 으
흐!
(DISSOLVE TO)
교수님이 강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견우, 그녀가 들어오지 않는 것이 불안해서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다.
교수님 : 견우가 누구지?
학생들이 견우에게로 시선이 모아지고-
견우, 어리둥절해서 수많은 시선들을 둘러보고 있다. ?.?;;;
학생 : 형, 교수님이 부르셔.
견우 : 알어 띱때! (교수님에게)전대여, 교수님?
교수님 : 자네, 출석 인정해 줄테니까 나가봐!
견우 : 네?
교수님 : 나가보라구.
견우 : 왜여?
교수님 : 아까 그 여학생이 자네 친구라며?
사람들, 우와 하는 눈초리로 바라보고-
견우, 괜히 우쭐해진다.
교수님 그러니까 나가보라구.
견우 : 감사함미다. 교수님!
일어서서 나가는 견우, 그때-
교수님 : 견우 학생, 웬만하면 낳아서 길러라.
견우 : ...?

  1. 30. 복도

견우가 나오자 그녀가 기다리고 있다.
그녀 : 우와, 성공해따!
견우 : 너, 교수님한테 뭐라고 한 거야?
그녀 : 별거 아냐... 나 지금 병원에 수술하러 가는데 니가 아빠라고 해써.
견우, 잠시 후에 무슨 뜻인줄 알고-
견우 : ㅠ.O;;;
그녀 : ...? (놀라는 게 오히려 이상한 표정)
견우 : 안대! 안대!
강의실 안으로 들어가려는 견우, 그녀가 억지로 잡아끌어 가고 있다.

  1. 31. 놀이동산

비명을 지르는 견우. 그리고 신나서 소리를 지르는 그녀.
자이로드롭이 떨어지고 있다.
점프컷
비명을 지르는 견우, 신나서 소리를 지르는 그녀.
자이로드롭이 떨어지고 있다.
점프컷
비명을 지르는 견우, 신나서 소리를 지르는 그녀.
자이로드롭이 떨어지고 있다.
(DISSOLVE TO)

  1. 32. 그 까페

건물 4층 쯤 있는 까페,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창문 밖으로 건물들의 스카이라인과 전신주들
이 보인다.
아직도 어찔거리는 듯한 견우, 감상에 젖어있는 그녀를 바라본다.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는 그녀.
창밖으로 비둘기들이 날아다니고, 맞은편의 한 옥상에서는 여자 하나가 빨래를 거둬들이고
있다.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그녀, 마음이 울적해 보인다.
그녀 : (턱을 괴고 창밖을 보며) 작년까지만해도 저기 보이는 건물 옥상에서 저 여
자...
토요일 해질녘이면 멋진 드레스를 입고 턱시도를 입은 남자하고
춤을 췄어... 왈츠, 탱고, 룸바... 남자는 남편이게찌?
견우도 창밖의 옥상을 바라보고-
회상을 하는 그녀의 얼굴에 음악이 환청처럼 들려오고-
인터컷
붉은 노을이 지고 있는 하늘을 배경으로 두 남녀가 옥상에서 탱고를 추는 눈부신 모습.
두 사람의 춤추는 씰루엣이 환상처럼 보인다.
그 위에-
그녀 : 근데... 남자가 떠났나봐... 아님 죽었던지... 지금은 여자 혼자 남았어. 쓸쓸
해 보이지?
견우 : ...!
그녀 : 두 사람이 다시 만나서 춤을 추는 모습... 보구시퍼.
견우 : ...!
그때, 웨이터가 카메라를 가지고 다가와 선다.
웨이터 : 사진 찍어드릴까요?
그녀 : 됐어요.
인사를 하고 가는 웨이터.
그녀 너한테 보여줄 게 이써.

  1. 33. 석촌호수

해가 뉘엇뉘엇해지는 석촌호수.
잔디에 앉아있는 견우와 그녀.
견우가 원고뭉치를 보고 있다.
제목-데몰리션 터미네이터.
그 아래에 '이 글이 재미 없다는 자는 악몽에 시달릴 것이다.' 라고 써있다.
침을 꿀꺽 삼키며 그녀를 보는 견우. 그녀는 천진난만한 표정이다.
다시 페이지를 넘기는 견우.
견우 : 모 이래? 글씨를 못알아 보게써... 타이핑좀 하지.
그녀 : 두글래? 끝까지 볼래? .₩||/.;
견우 : 보께! ^^;;;
견우(나레이션) : 그녀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시퍼서 영화 줄거리를 쓴다고 함미
다. 그걸 시놉시스라고 한담미다.
그녀는 분위기를 잡고 봐야 한다며 저를 호수공
원까지 데리고 와씀미다. 그녀의 시놉시스를 보는 것은 정말 고역임미다.
조금이라도 빼놓고 읽으면 저는 둑슴미다.
견우의 나레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한 남자가 담배꽁초를 버린다.
그녀, 눈빛이 반짝 거리더니-
그녀 : 아저씨! 담배꽁초를 여깃다 버리면 어떡케요! 빨리 집으세엿! .
아저씨, 인상이 구겨지지만 담배꽁초를 집는다.
그녀 : 그리고 아저씨! 왜 초록색 옷 입었어욧! 초록색 옷 입지 말아욧!
남자 : (어이없어하며)야! 그런 넌 왜 초록색 빡스티 입언냐?
그녀 : 내 옷하고 같은 색 입지 말란 뜻이라구엿!
투덜대며 가버리는 남자.
견우의 나레이션이 끝나자-
그녀 : 재미쓰면 신씨네에 가따 줄꺼야. 이짜나 약속, 편지, 고진말 만든 영하사...
채택돼서 돈 바드면 한턱낼깨... ^_^;;
견우 (나레이션) : 주인공은 터미네이터처럼 터프한 여자임미다.
서기 2137년, 그녀는 과거로 떠나는 애인에게
귀를 후벼주는 것으로 작별인사를 대신합니다.

  1. 34. 영화장면(미래의 주택 내부)

애인(견우)을 눕혀놓고 귀를 후벼주고 있는 그녀, 미래인 복장이다.
견우의 귀속에다 마이크로칩을 숨기는 그녀.
견우 (나레이션) : 그녀는 마이크로 칩을 애인의 귀에 숨겨놓고... 그녀의 애인은 과
거로 떠납니다.
하지만 미래인들이 그 사실을 알고 애인을 잡
으러 과거로 쳐들어옵니다.

  1. 35. 영화장면(빈 공장)

전사 복장을 한 그녀가 터미테이터처럼 현재로 와서 미래인들에게 납치된 견우를 구하기 위
해 싸우는 장면들이 묘사된다.
견우(나레이션) : 물론 남자주인공은 약하기 짝이 엄씀미다.
여자 주인공이 숨겨놓은 중요한 정보가 남자의
귀속에 있기 때문에 미래인들은 남자를 납치해 구멍을 내려합니다. 그
순간, 여자 주인공이 쳐들어와 남자를 구함미
다.
마른 바람이 휭휭불어대는 공장 입구로 오토바이를 탄 그녀가 서부의 건맨 처럼 들어선다.
그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멀리서 나타나는 미래인들이 총을 쏘아댄다.
멋지게 몸을 굴리며 총을 빼서 쏘아대는 그녀.
이어 공장의 커다란 문으로 돌진하며 오토바이를 미끌어뜨리는 그녀,
쉬지 않고 총을 쏘아대자 미래인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다가 피를 뿜으며 죽어간다.
인터컷으로 전기드릴로 견우의 귀에 구멍을 내려는 미래인들이 사이사이 삽입되고-
그녀는 주윤발처럼 뛰어들며 좌 우로 달려드는 미래인들을 몽조리 쏘아 죽인다.
공장의 여기저기서 불꽃이 터지고-
그녀, 견우가 잡혀있는 공장으로 뛰어가며 총을 쏘아댄다.
총을 맞아 난간에서 뚝뚝 떨어지는 미래인들.
그녀, 매트릭스처럼 담벼락으로 뛰어서 돌며 총을 쏘아댄다.
견우가 잡혀있는 방으로 들어와 총을 쏴대는 그녀.
미래인들이 죽자 전기드릴의 스위치를 끈다.
견우의 귀 앞에서 겨우 멈추는 전기톱.
그녀, 견우를 풀러주고 허리를 휘감으며 키스를 하려는 순간-

  1. 36. 석촌호수

견우 : 마지막엔 키스를 해야 대! *^_________,^*;;;;
그녀 : 이건 멜러드라마가 아냐! 액션영화란 말야!
견우 : 넌 뭘 모르는 거야. 우리나라 사람들은 멜러를 좋아하게 되있어.
그녀 : 왜?
견우 :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춘기 때 가장 감명깊게 보는 소설이 뭐냐? 황순원의
소나기 아니냐?
사춘기때 읽은 그 소설이 한국사람의 감성을 결정하는 거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슬픈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소나기 때문이라
구!
그녀 : 소나기? 그게 뭐가 슬프냐?
견우 : 야, 여자애가 죽으면서 추억이 담긴 옷을 입혀서 묻어 달라는데 안 슬프냐?
난 일주일 동안 잠도 못잤단 말야!
그녀 : 뒤가 마음에 안들어! 유치해! 바꿔야대!
견우 : 어떻게?
그녀 : ...
(DISSOLVE TO)

  1. 37. 견우의 상상(소나기 패러디)

소나기의 패러디가 몽따쥬처럼 빠르게 진행된다.
그녀를 업고 비오는 냇가를 건너는 견우.
(DISSOLVE TO)
병에 걸려서 이부자리에 누워있는 그녀(소녀).
이어 견우의 시골집, 견우가 방구석에 이불을 덥고 누워 훌쩍이고 있고-
견우의 아버지와 엄마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견우의 부 : (문어적으로)글쎄 말이지. 이번 얜 꽤 여러 날 앓는 걸 약두 변변히 못
써 봤다드군.
지금같아서는 윤초시네두 대가 끊긴 셈이지. 참 이번 기
집애는 어린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어.
글쎄 죽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지 않어? 자기가 죽거든
자기를 업어줬든 그 소년을 같이 묻어 달라구... 그것두 산채루...
훌쩍이던 견우(소년), 눈이 휘둥그래진다.

  1. 38. 무덤가

잠든 그녀의 관이 닫혀지고, 무덤 자리에 안치된다.
이어 사람들에게 잡혀와 무덤 속으로 던져지는 견우, 비명을 지르고 난리를 부리자 사람들
이 삽으로 머리를 쳐서 무덤 속에 쳐넣고 묻어버린다.

  1. 39. 호숫가(현실)

슬픈 듯 한숨을 꺽어쉬는 그녀.
그녀 (진지하게) 산채로 묻는 거야! 슬프게찌?
침을 꿀꺽 삼키며 그녀를 바라보는 견우.
그녀, 몸을 일으켜 돌을 집어 호수에 던진다.
견우, 별안간 태도가 바뀐 그녀를 의아해 하며 옆으로 다가간다.
그녀, 석촌호수를 바라보며 입을 다물고 있다.
눈물이 글썽거리는 그녀.
그녀 : ...난 피할 수 없나봐... 그 사람한테서... 극복할 수 없을 거야...
견우 : ...!
그녀, 별안간 눈물이 주루루 흐른다. ㅜ.ㅜ;
견우도 숙연해 지는데- ~_~;;
그녀, 눈물을 쓱쓱 닦아대더니 활짝 웃는다. ^___^;
그녀 : 얼마나 깊을까? ^^;
견우 : 글쎄...
그녀 : (호기심 가득)너 물 속에 한 번 들어가 봐. 얼마나 깊은지 보고싶어! ^^*;;;
견우 : (겁나서)왜 또 그래? 0,.O;;
견우를 손으로 밀어 물 속으로 풍덩 넣어버리는 견우.
견우,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그녀 : 우와, 깊구나!
견우 : 나 수영 못한단말야! 정말이야, 살려줘! 사람살려!
그녀 : 음... 되게 깊네!
몰두하면 하나밖에 생각 못하는 그녀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견우.
물 속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견우의 시점, 내려다 보고 있는 그녀-
그 위로-
견우 (나레이션) : 내 의식은 점점 몽롱해지고 이써씀미다. 그때여씀미다.
견우가 허우적거리는 물을 향해 옷을 입은 채 몸을 날리는 그녀, 순간적으로 슬로우로 보이
더니-
그녀,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인어처럼 헤엄쳐 견우에게 다가오고 있다.
(F.O)

  1. 40. 술집

(F.I)
술집에서 견우와 친구들이 초저녁부터 술을 마시고 있다.
친구1 : 야, 견우야! 너 애인 생겨따며? 소개좀 해봔마!
친구2 : 정말이야? 어때? 이뻐? 키쓰 해반냐?
견우 : 애인?
푸하하 웃어버리는 견우.
술집의 TV에는 탈영병에 관한 보도가 나가고 있다.
그때, 길 건너편에 뒷모습이 근사한 여자가 지나가고 있다.
눈에 불이 반짝 켜지는 견우.
친구들 어떻게 된 거얌마! 소개 할 거야, 말 거야?
견우 : 저기 가는 저 아가씨 있지? 저 아가씨가 오늘부터 내 애인이닷! 아란냐?
길 건너편 모퉁이로 사라지는 뒷모습의 여자.
벌떡 일어나더니 길을 건너 쫓아가는 견우.
친구들은 TV로 눈을 돌리고, XX역에서 자살 소동이 일어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는 보
도가 나오고 있다.

  1. 41. 거리

견우가 모퉁이를 돌아 뒷모습의 여자에게 달려간다.
간신히 따라잡는 견우.
견우 : 저, 아가씨! 시간좀 이쓰세여? 저하고...
그때, 돌아보는 여자, 다름아닌 그녀다!
화들짝 놀라 바짝 얼어버리는 견우. @,.0;;;;;
그녀 : 어? 너...! 견우! ...뭐라구? 아가씨...시간?
견우, 침을 꿀꺽 삼키더니 앞 뒤 가릴 것 없이 뒤돌아 달아나버린다.
그녀 : 야, 견우! 너 거기 안서? 엉?
못들은 체 하며 모퉁이를 돌아 달아나는 견우.
그녀, 모퉁이를 돌아 쫓아오면 견우가 보이지 않는다.

  1. 42. 술집

친구들 틈에 숨어서 헉헉거리며 눈치를 보고 있는 견우.
친구1 : 어? 예쁜 거 같은데? 너 뺨맞았냐?
멀리서 그녀가 두리번거리다가 핸드폰을 꺼내 누르는 모습이 보인다.
견우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오고-
견우 : 여버세여?
그녀 : 야! 너 어디써! 안나타날래? 엉?
견우 :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결번이거나 사용이 중지 된 번호임미다.
다시 확인하고 걸어주시기 바람미다.
유 코러 롱 넘버 오아 더 다이얼 넘버 이즈 나린 썰비스. 프리스 코러
겐... ㅜ.ㅠ;;
친구들 : --;;;
친구들은 견우의 절박한 심정을 모르는 듯 썰렁하게 바라보고 있다. --;;;
이어 맞은편에 보이는 그녀, 전화를 끊더니 모퉁이를 돌아 사라져 버린다.
전화를 끊으며 한숨을 푹 놓는 견우, 술을 벌컥벌컥 드리킨다. ㅜ.ㅜ;;
견우(나레이션) 세상에 우연중에 이런 우연이 또 이씀미까?

  1. 43. 몽따쥬 (우연)

빠르게 진행되는 장면들.
그녀의 학교, 전화를 하고 있는 그녀.
그녀 : 뭐라구? 나도 끼면 안대? 왜, 안대? 니 친구들 보고싶단말야! 야! 야!
전화를 끊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그녀.
지하철 내부, 그녀가 앉아있다. 문이 열리자 다른 칸으로 견우가 타는 것이 보이지만 그녀
는 알지 못한다.
달리는 전철 속의 그녀.
지하철이 멈추며 맞은편의 할머니가 짐을 둔 채 후다닥 내린다.
짐을 들고 할머니를 뒤쫓아가는 그녀.
그녀 : 할머니! 할머니! 짐 두고 내렸어요!
할머니 : 에이그 내 정신좀 봐! 고마워!(짐을 받아 든다)
그녀 : 괜찮겠어요? 제가 들어드릴까요?
할머니 : 괜찮아, 어여 가.
전철을 향해 뛰어가는 그녀. 할머니는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른다.
전철 문이 닫히고 떠나자 타지 못하고 출발하는 전철을 바라보는 그녀.
카메라, 재빠르게 할머니 쪽으로 달려가면, 계단으로 견우가 올라가며 짐을 들어준다.
견우 : 제가 들어드릴 게요.
할머니 : 고마워, 학생.
다시 그녀,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이어 안내방송이 흐른다.
안내방송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객 여러분께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XX행 열차가 X시 XX분에 당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전역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정
지되었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한숨을 쉬는 그녀, 밖으로 향한다.
거리, 버스가 출발하고 있고, 그녀가 뛰어가지만 놓친다.
뒤이어 오는 택시를 잡아타는 그녀.
다른 거리, 택시가 가고 있다. 택시 운전사 지나가는 섹시한 여자를 보며 휘파람을 불다가
쿵- 하고 분뇨차의 꽁무니에 부딪친다.
순간, 호스에서 똥이 택시 앞창으로 쏟아지고-
깜짝 놀라는 그녀, 후다닥 내리며 천원짜리 지폐를 꾸겨서 던지고 동전을 뿌려버린다.
거리, 옷에 냄새를 맡으며 걷는 그녀-
술집에서 견우가 튀어나오며 뒤따라온다.
견우 : 저... 아가씨!
뒤돌아 보는 그녀에서 스톱모션.
견우(나레이션) : 전 정말 돋때씀미다. 어떡하면 조을까여? 뭐라구여? ...마씀미다.
전 마자도 싼 놈 임미다. 츄르르!! ㅠ.ㅜ;;
(DISSOLVE TO)

  1. 44. 전철 안(밤)

전철이 인천 쪽으로 가고 있다.
뒷창문에 머리를 쿵쿵 받으면서도 잘만 자는 견우.
견우(나레이션) : 술에 취한 김에 저는 그녀에게 복수를 하기로 결심해씀미다.
부평역에서 내려 인사불성이 되 이쓰면 그녀가
저를 업고 고생 깨나 하게찌요.
지하철멘트 이번 정차역은 부평역 임미다. 내리실 문은 오른 쪽 임미다. 디스 스답 이즈 부
평, 부평 스테이션...
전철이 섰지만 견우는 줄창 자고 있다.
(DISSOLVE TO)
동. 전철 안, 견우가 혼자 앉아서 자고 있고, 소매치기들이 앞, 옆으로 다가와 신문을 보는
척하며
여기저기 뒤져서 지갑째 꺼내 갖고 다른 칸으로 가버린다.
(DISSOLVE TO)
동. 전철 안
청소를 하던 아줌마가 지나다가 견우를 깨운다.
청소 아줌마 : 학생, 학생, 이러나! 다 와써!
견우, 부시시 깨어난다.
견우 : ...여기 어딘대여?

  1. 45. 인천역

견우가 비실비실 역 앞을 걸어나오고 있다.
뒤에 보이는 인천역 간판.
(DISSOLVE TO)
전화부스 앞
커피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먹으며 주머니를 뒤지는 견우. 아무리 뒤져도 지갑, 핸드폰이
없다.
주머니에 동전 한닢도 남은게 없다.
실망의 빛이 역력한 견우,
비실비실 벤치로 다가와 커피 컵을 머리맡에 놓고 누워 잠들어 버린다.
지나던 사람이 불쌍해 보이자 커피 컵에다가 동전을 넣어주고 간다.
추은지 부르르 떨며 일어나 앉는 견우, 남은 커피를 입에 털어넣는데-
동전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다가 걸린다.
견우 : 헉! @.0;;;
목을 쥐고 꺽꺽 거리고 난리를 부리는 견우.
결국 목에서 동전이 툭 튀어나온다.
그 동전을 보자 표정이 밝아지며 눈이 휘둥그래 지는 견우.
전화기로 달려간다.
전화를 거는 견우.
뚜르르 신호가 가고-
견우 : 나, 여기 인천 역이야! 30분 안에 데리러 와! 딸깍!
그녀가 먼저 끊을세라 먼저 전화를 탁 끊어버리는 견우.
역 앞의 도로에 30Km 제한속도 표지판이 보인다.
견우, 다시 벤치로 다가가 눕는다.
혹시나 하여 다시 일어나 커피 컵을 찾아 행인들이 잘 보도록 머리 맡에 놓고 자는 견우.
(F.O)

  1. 46. 유치장 안

(F.I)
견우가 새우처럼 쪼그려 자고 있고-
누군가의 구두가 발로 견우를 툭툭 치고 있다.
조폭 두목 : 야, 일어나! 일어나 새꺄!
견우, 눈을 감은 채 거칠게 돌아누으며-
견우 : 냅도 띱때야!
조폭 두목 : 어라, 이새끼봐라! 안일어나, 새꺄? 엉?
그러다 낌새가 이상한 느낌의 견우, 벌떡 일어난다.
견우 : ...? @,.0;;;
견우가 일어나면 유치장 안이고, 조폭들이 전처럼 피를 뒤집어 쓴 얼굴에 사시미 칼에 난도
된 옷들을 입고 험상스러운 얼굴로 내려다 보고 있다.
침을 꿀꺽 삼키는 견우.
견우 : 안냐세여, 형님? 형님? 형님? 형님, 안냐세여? ^^;;;;;
조폭 두목 : 뭐? 냅도 땝대야? 너 조직의 쓴 맛을 좀 봐야거따. 꼴아박아!
견우, 공포에 떨며 바닥에 머리를 척 꼴아 박는다.
조폭 두목 : 이새끼, 이쁘게 봐줄려고 해떠니 안대게써! 안자! 이러나! 안자, 이러
나!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조폭의 말에 따라 일어섰다 앉았다 좌로 굴러 우로 굴러를 하는 견우.
조폭 두목 전자동!
견우, 좌로 굴렀다가 일어나서 우로 굴렀다가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그때 경찰이 다가온다.
경찰 : 야, 왜들 소란해? 조용히 못해?
조폭 두목, 얼른 자리로 돌아가 앉고,
조폭들 슬금슬금 경찰의 눈치를 보며 자기네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소근거리는 조폭들.
하지만 견우, 계속 좌로 우로 구르고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DISSOLVE TO)
아침-
조폭들이 또 옹기종기 모여서 해장국을 맛있게 후루룩 쩝쩝 먹어대고 있다.
침을 흘리며 바라보고 있는 견우.
견우 : 마시떠여?
조폭두목 : 안찌그러질래 이눔의 새끼?
견우, 얼른 시선을 옮기며 딴청을 핀다.
견우 (경찰에게) : 저... 아저씨... 돈 이 없어서 그러는데... 사식 외상은 안대여?
경찰, 어이없어서 대꾸도 않는다.
실망스러운 눈초리로 철창을 잡고 글썽이는 견우.
그때, 경찰서 문으로 그녀가 들어오고 있다.
경찰서가 다 환하게 보이고-
견우,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주루루 흘린다. ㅠ.ㅠ;;
심통스러운 표정의 그녀.
그녀 : 잘 자쪄? ^_^
그녀의 말에 조폭들이 눈길을 돌려 쳐다본다.
고개를 가로 저으며 우는 견우.
견우를 다시 보는 조폭들, 그녀가 예쁘다고 저희들끼리 속삭인다.
이어 경찰이 유치장 문을 열어주면, 금세 해쭉대며 나오는 견우.
순간, 그녀의 주먹이 견우의 복부에 꽂힌다. 퍽!!
그녀 : 너어~ 또 한 번 이러면 두거!!!
견우 : ..O;;
그녀 : 아직 안끈나써! 뭐, 어째? 아가씨 시간좀 이쓰면?
또다시 날아오는 그녀의 주먹. 퍽!
조폭들이 놀라서 입을 벌리다가에 입에 문 건더기를 떨어뜨린다.
견우 : ,. ;;;
그녀 : 또... 뭐라구? 전화 번호가 잘못대다꾸? 영어 잘 하더라, 넛!
그녀의 주먹을 쫓아가며 보는 조폭들의 눈길 -퍽! 소리.
견우 : ㅠ,, ;;;

  1. 47. 식당

식당, 얼굴이 퉁퉁 부은 채 해장국을 마시께 먹는 견우, 그녀를 바라보더니 괜히 헛웃음을
웃고 있다.
그녀 : 마시쩌? ^^;
견우 : 응, 넘넘 마시떠! ,.^;;
그녀 : 나 만나니까 조치? 나 한테 잘 해바, 그럼 절에 가서두 새우젓 어더 멍는
다구. ^^;;
견우 : ,.-;;;

  1. 48. 견우의 집

견우가 담장 너머로 엄마가 있나 살펴보다가 살금살금 다가가 열쇠로 대문을 열고 있다.
견우(나레이션) : 엄마는 외박을 하면 무조껀 들고 있던 것으로 팸미다.
마당을 쓸 땐 빗자루로 패고, 청소할 땐 청소기
자루로 팸미다.
재수가 조을 땐 털이개로 맞기도 하고, 재수가
더 좋으면 오이나 가지로 마즐 때도 이씀미다.
그래서 시간을 잘 마쳐야 함미다.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가는 견우.
그런데 그날따라 , 엄마는 다듬이질을 하려고 다듬이 방망이 두 개를 들고 마루로 나오다가
견우를 발견한다.
견우 : ,.ㅠ;;;
(F.O)

  1. 49. 견우의 집

TV에서 탈영병이 서울 어디엔가 은신하고 있다는 속보가 나오고-
견우의 父, 티브이를 보다가 끈다.
하품을 하며 견우의 방 문을 열어보는 견우의 父.
견우, 컴퓨터 앞에서 열심히 공부하던 표정을 짓는다. --;;
견우의 父: 공부하냐?
견우 : 네... 인터넷으로 자료좀 조사하고 이써여.*^^*;
견우의 父: 일찍 자라.
문을 닫는 견우의 父, 발소리와 안방문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견우, 다 안다는 듯 빙글빙글 웃고 있다.
역시, 문이 다시 벌컥 열리더니 견우의 父가 머리를 디밀고 눈빛을 번득인다.
견우의 父, 안방으로 들어가는 척 했던 것.
견우의 父, 겸연쩍은 듯 으흐흐 웃다가-
견우의 父: 너 야한 그림 보는 거 아니지?
견우 : 그럼요, 아빠아... 저를 몬미드세여?
안심을 하며 안방으로 들어가는 견우의 父.
견우, 진짜 문 소리를 듣더니 클릭을 하면 음난 사이트가 뜬다. *^^*;;
침을 흘리며 보고 있는 견우, 근데 컴퓨터에서 메일이 왔다고 알린다.
그녀의 메일이 보인다.
"안녕, 견우야? 내 생일이 낼 모랜 거 알지? ^^;
까머그면 두거! . 아라쩌?
나 너무 조아서 *^_______________,^* 일케 만드러 조야대. 아라찌?"
견우 : (혼자서)아라떠!
시무룩해지며 컴퓨터를 끄는 견우,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다.
견우(나레이션) : 그녀의 생일!! 얼렁뚱땅 너머가면 그녀가 저를 살해할찌도 모름미
다.
견우의 눈이 반짝하고 불이켜지며-
견우 : 조은 생각이 떠올라씀미다! 저는 군대 가기 전에 놀이동산에서 알바를 한
적이 이씀미다.
제가 해떤 건 우주여행이란 건데 김희선도 와써씀미다.
그녀가 내는 표를 제가 직쩝 바다씀미다. 안전벨트도 매줘씀미다.

  • ^________,,^*

저는 고진말 안시킴미다. 헉, 말이 새씀미다! 흥분해씀미다!
...제 계획은 이검미다. 한 밤중 놀이공원에 그녀와 저 단 둘 밖에 엄씀
미다.
주위는 온통 어둠이 쫘악~ 깔려 이씀미다.
어둠 속에 놀이공원을 걸어가고 있는 견우와 그녀의 인터 컷.
견우 : 회전목마로 향하는 길목의 가로등이 하나씩 켜지면서 그녀와 저를 인도해
줌미다.
어둠 속을 걷고 있는 견우와 그녀, 가로등이 지나칠 때마다 하나씩 켜지고 있다.
견우 : 회전 목마 앞에서 제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뻗씀미다. 순간 회전목마
의 불이 팍! 켜지면서 목마들이 돌아감미다.
생일추카 음악도 흐름미다! 불꼰노리도 터짐미다. 생각만 해도 환상이
져? *^^*; 그녀는 입이 찌져짐미다.
견우가 팔을 양옆으로 벌리면 회전목마가 돌아가고, 생일축하 노래가 온 놀이동산에 퍼지면
서,
동시에 하늘엔 불꽃놀이가 터지는 장면이 흐르고-
황홀한 표정의 그녀가 견우에게 입을 맞춰주는 꿈같은 장면이 이어진다.

  1. 50. 놀이동산

어둠에 잠겨있는 놀이동산이 보이며-
견우(나레이션) : 드뎌 준비는 끈나씀미다. 놀이동산에서 알바하는 친구 넘들한테 이심만언
이나 써씀미다.
...띱때들 잘 해야 댈탠데... *^___,.___^*;;;
이어 총을 든 탈영병이 헉헉거리며 쫓기듯 다가와 놀이 동산의 담장을 넘어간다.
조금 있더니 견우가 그녀를 데리고 나타난다.
그녀 : 야, 모야? 이 밤중에 여길 왜와?
견우 : 넘어야대.
담벼락 아래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던 탈영병, 담 너머의 목소리를 들으며 인상을 긁는
다.
그녀 : (소리)여길 너머서 드러가자구?
견우 : (소리)응, 무조껀 너머야대... 나 밤중에 여기 꼭 오는 게 소원이여써.
그녀 : (소리)야, 내 생일인데 왜 니 소원을 푸냐?
탈영병 : ...?
견우 : (소리)제발, 미친 척하구 한 번만 해보자. 내가 먼저 올라가서 잡아줄게.
담장 위를 올려다 보는 탈영병.
견우가 멋도모르고 담장 위로 기어오르고 있다.
탈영병 : ...?
견우, 그녀를 잡으려 손을 아래로 뻗치는 듯 하더니 탈영병이 있는 쪽으로 쿵 하고 떨어져
버린다.
떨어진 견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총을 드리 대는 탈영병.
견우 : 으헉!
견우, 탈영병을 보고 깜짝 놀라 두 손을 번쩍 쳐든다.
총을 겨누며 조용히 하라고 시키는 탈영병.
그녀 : (소리)견우야! 견우야! 야! 대답 안해? 나 간다!
탈영병과 마주보고 눈알만 굴리고 있는 견우.
그녀 : 야! 대답 안해? 너 두글래? ...겨누야! 겨누야! 너 잡히기만 해봐!
그녀, 담장 위로 모습을 보이더니-
담장 아래로 뚝 떨어져 내려온다.
견우가 덜덜 떨면서 두 손을 들고 있다.
그녀 : 야! 너 뭐해!
그러다 탈영병의 총구를 뒤늦게 발견하는 그녀, 두 손을 번쩍 올린다.
그때, 밖에서는 차소리와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고- 불빛들이 난무한다.
탈영병 : 따라와!
견우와 그녀를 데리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탈영병.
이어 놀이동산 문이 열리고, 군용 트럭과 공수특전단원들, 군인들이 군견들을 앞세우고 쏟
아져 들어온다.

  1. 51. 유령의 집 안

탈영병, 음침한 유령의 집 안으로 견우와 그녀를 앞세우고 들어온다.
후랫쉬로 여기저기를 비추면서 가는 그들.
유령과 귀신들이 후랫쉬 불빛에 언뜻언뜻 드러나자 견우는 겁을 먹고 소리를 지른다.
그때마다 견우의 뒤통수를 퍽퍽 때리는 탈영병.
탈영병 조용히 못해?
견우 : ㅠ.ㅜ;;
탈영병 : 여기 앉아! 입 벌리는 날엔 죽여버릴 거야! 알겠어?
견우 : 네!
탈영병 조용히 대답해!
견우 : 네! ㅠ.ㅜ;;;
그 자리에 주저앉는 그들.
탈영병이 담배를 피운다.
울상을 하고 있는 견우.
자기 얼굴 아래에 후랫쉬를 대고 귀신처럼 인상을 써보는 그녀.
탈영병과 견우, 설렁하게 서로 마주 본다.
다시 시무룩해지는 그녀.
그녀 : 그거 진짜 총이에요?
탈영병 : (인상을 긁으며) 쏴보까? 응?
그녀 : 대써요.
탈영병 : 둘이 어떤 사이야?
견우 : 그... 그냥 아무 사이도 아녜요.
그녀, 견우를 흘기고-
탈영병 : 그래? 그럼 이 아가씨 내가 따먹어도 돼?
견우 : --;;;
그녀 : 따먹어? 내가 과일이야? 따먹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사과하세욧!
탈영병 : 좋아, 좋아, 시팔, 내가 사과하면 되잖아! 아이엠 쏘리, ...씨발!
그녀 : ...
탈영병 : 어쨋든... 아무 사이도 아닌데 밤중에 이런델 와? ...뭐할려고 그랬어?
견우 : 그냥... 놀이 동산에 밤에 오고 시퍼써여.
탈영병 : 솔찍이 얘기해, 새끼야! 뭐할려고 그랬어?
견우 : 그냥... 왔다니까... 요.
탈영병 : 에라, 새꺄! (그녀에게)아가씬... 이런 자식 뭘 믿고 따라왔지?
그녀 : ...나 믿고 와써요!
탈영병 : ... (끄떡이더니, 한숨)나도 애인이 있었어... 일년 동안 매주마다 빠짐없이
면횔 와써찌...
너무 행복해써서... 근데 그년이 언제부턴지 치질 걸린 위병소 하
사 새끼하고 눈이 맞아버린 거야!
난 그걸 그 치질 걸린 위병소 하사 새끼가 제대 하고 나서야 알
게돼써... 시팔!
게다가 나 군대간 사이에 기르던 개새끼까지 똥개하고 눈이 맞아
서 가출을 해버렸다는 거야..
요크셔테리언데... 썅년! ...시팔, 두 년 다 죽여버릴려고 나왔는
데... 시팔!
난 똥을 밟을 확률이 구십 칠 프로나 되는 좆도 재수 없는 놈이
야! ... 으아아, 시팔!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시팔, 좆같다 정말! 으아아!
탈영병, 입에 총구를 물고 방아쇠를 당기려 한다.
탈영병 : 우아아아!
방아쇠를 당길 듯 소리를 지르다가 견우와 그녀의 표정을 보고 갸우뚱거리는 탈영병.
견우와 그녀, 손으로 턱을 괴고 탈영병을 빤히 들여다 보고 있다.
탈영병 : ...?
그녀 : (견우에게)밤중에 놀이공원에 와서 탈영병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되냐?
견우 : 몰라.
그녀 : 총을 입에 물고 쏘면 뒷통수가 다 날라간대매?
견우 : 응, 엄청나게 큰 구멍으로 뇌가 산산조각 나면서 튀어나가는 거지.
그녀 : 응... 그렇구나! (탈영병에게) 혹시 우표 수집한 거 있으면 나 주고 가요.
탈영병, 열이 확 받는다.
탈영병 : 야! 늬들 지금 뭐하는 거야! 엉! (어이가 없어서) 이것들이 정말...
탈영병, 씩식거리며 눈물을 흘린다.
탈영병 : (울며)아이 시팔! ...어이구 시팔! 내 이런 것들한테도 멸시를 당해요, 시
팔!
그녀 : 그러니까 바보짓 하지 말란 말예요!
탈영병 : (울며)뭐가 바보짓이야, 시팔!
그녀 : 그런다고 떠난 여자가 다시 돌아오진 않아요.
탈영병 : 그래, 안와! 나도 알어! 근데... 나 죽으면 그년 가슴이 아플 거 아냐... 평
생 가슴에 못박힐 거 아냐.
그녀 : ...아녜요... 아픈 거... 생각보다 빨리 잊혀져요.
탈영병 : 경험이 있나보지?
그녀 : ...그래요 ...금방 잊게 될 거예요.
탈영병 : 시팔, 잡혀가면 영창가서 조뺑이 칠텐데... 뺑이 칠 때마다 떠오를 걸?
그녀 : (견우에게) 조뺑이가 뭐냐?
견우 : 고생한다는 뜻이지 머.
탈영병 : 말 끊지마!
그녀 : ... 총을 들고 탈영했으니까 본인이 책임지세요.
견우 : (끼어들며) 저, 군인 아저씨... 여자는 보내주죠?
그녀, 견우를 다시 본다.
탈영병 : 안된다면?
견우 : 그럼... 저라도... 보내주십시오! --;;;
그녀 : --;;
탈영병 : --;
견우의 얼굴을 한참 동안 노려보다가 담배 연기를 얼굴에 푹 뿜는 탈영병.
탈영병 : (견우에게) 너 가만히 보니까 위병소 하사새끼하고 눈썹 모양이 비슷해...
하는 짓도 그렇고!
(그녀에게)아가씬, 나가! 그리고 너 나하고 같이 죽자. 알았지?
견우 : ...네? @.0;;;
탈영병 : 아가씨! 이런 놈 만나지 말고 다른 좋은 남자 사겨! 알았지? 나가! (버럭)
빨리 나가!
점점 개짖는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견우, 눈물을 질질 흘리고-
그녀 : 같이 나가요. 우리 셋 다.
탈영병 : (울며) 안나갈래? 엉? 이새끼 죽이면 나갈 거야? 엉?
견우의 머리에 총구를 대는 탈영병.
방아쇠에 힘이 들어가고 있고-
입술을 깨물고 나가는 그녀.
그녀 : (견우에게)걱정하지마, 군인아저씨 나쁜 사람 아냐... 꼭 같이 나오게 될 거
야.
견우 : (징징짜며)...나 두고 혼자 가는 거야?
그녀 : 어쩔 수 엄짜나?
그녀, 밖으로 나간다.
탈영병 : (견우에게)혼자 가는 거 두려웠는데 같이 가게 돼서 반갑다.

  1. 52. 유령의 집 밖

그녀가 문 앞에 나오자 강한 써치라이트 불빛이 비치면서-
군인들이 바닥으로 납작하게 엎드린다.
그녀가 여자임을 알고 서서히 일어서는 군인들.
무전기 소리 인질이 있다! 치직... 칙. 인질이 있다. 아직 몇 명인지 모르지만 인질 한 명을
풀어준 것 같다.

  1. 53. 유령의 집 안

뭔가 생각이 떠오른 듯한 견우.
견우 : 맞아! 여기 회전목마 쪽으로 나가는 문이 있어요. 아는 사람 별로 없어요.
나 여기서 알바 해꺼든요.
탈영병 : 정말이야? 나 속일려고 그러지?
견우 : 나도 남잡니다! 왜 속입니까?
탈영병 : 앞장서봐!

  1. 54. 회전목마 앞

작은 문으로 나오는 탈영병과 견우.
멀리 유령의 집 앞에만 군인들이 진을 치고 있다.
견우 : 맞져? 내 말이 맞져?
탈영병 : 그래!
회전목마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는 견우와 탈영병.
순간, 계획된대로 가로등들이 그들을 따라가며 주루룩 켜지고 있다.
때문에 군인들에게 발각되는 견우와 탈영병.
군인 : 저기다! 저쪽이다!
서치라이트가 견우와 탈영병 쪽으로 향하자-
탈영병, 견우를 이끌고 회전목마 뒤로 달아난다.
순간, 총소리가 땅땅 울리며 군인들이 회전목마 쪽으로 우루루 밀려온다.
카메라와 조명기들을 메고 뒤를 따라가는 보도진들-
탈영병 : 시팔 틀렸어! 시팔!
총소리에 놀란 그녀가 군인을 따라 회전목마 쪽으로 달려간다.

  1. 55. 조종실

견우의 친구가 총소리에 놀라 밖을 내다본다.
서치라이트에, 방송국 사람들에, 군인들에-
친구 뭐야, 띠팔! 제대로 핸는데... 쉬리 투 찍나?

  1. 56. 회전목마 앞

견우의 목에 총구를 대는 탈영병
탈영병 : 시팔! 가까이 오지 마! 죽여버릴 거야! 진짜 죽여버린다!
허공에 총을 발사하는 탈영병.
군인들이 납작하게 업드리고-
저격병들이 조준경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준경을 통해 보이는 견우와 탈영병.
저격병 : (무전기에 대고) 인질이 가려서 위험합니다!
무전기 : 알았다 대기하라 칙 치직, 2번 저격수! 2번 저격수!
군인들 틈을 비집고 나와 견우와 탈영병을 바라보는 그녀, 입술을 깨물고 안타까워한다.
탈영병 : 시팔! 그년 오라고 그래! 그년 와서 나 죽는 꼴 보라고 그래!

  1. 57. 견우의 집

TV를 보던 견우의 아빠와 엄마, 견우가 인질로 잡힌 것을 보자 입을 쩍 벌리며 마주 바라
본다.

  1. 58. 회전목마 앞

군인들과 대치하고 있는 탈영병과 인질로 잡힌 견우.
탈영병 한시간 안에 오라고 그래, 시팔! 안오면 인질부터 죽이고 나도 죽어버릴 거야!
저격수의 조준경에 탈영병의 헛점이 드러난다.
저격병 : 인질이 위험하지만 해볼 만 합니다!
무전기 : 괜찮아! 둘 다 죽여도 돼!
저격병이 조준경을 보며 방아쇠에 힘을 주고 있다.
당겨지는 방아쇠.
땅- 소리와 함께 총알이 견우를 스치며 회전목마에 총알자국을 낸다.
그녀 : 안돼!
군인들을 헤치고 탈영병과 견우의 앞으로 나오는 그녀.
군인들이 잡으려지만 순간적이라 잡지 못한다.
그녀 : 쏘지 말아요! 쏘지 말란말예요! 이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녜요!
(군인들이 잠잠해지자 탈영병에게)탈영병 오빠! 오빤 좋은 사람이잖아요!
애인이 마음 변했다고 그랬죠? 정말 애인을 사랑했나요? 내가 보기엔 아
닌 것 같아요!
스스로한테 물어보세요. 정말 사랑했는지 생각해 보세요. 아닐 거예요...
정말 사랑한다면 놓아줄지도 알아야 돼요. 사랑하는 사람 행복해지길 빌
어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사랑한 게 아녜요...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이 남한테 시집
좀 가면 어때요?
그만 하세요... 그리고 당당하게 부대로 돌아가세요! 그리고 지금까지 사
랑이라고 믿었던 거
다 잘못됐다고 생각하세요! 오빠 같은 사람은 진짜 사랑이 뭔지 알아야
돼요!
진짜 사랑이 뭔지 알려면 더 살아야 된단 말예요! 그건 탈영병 오빠도
그렇고 견우도 마찬가지예요...
사랑이 뭔지 알기 위해서라도 살아야 된다구요! 우리 모두 더 살아봐야
된단 말예요!
스스로의 감정에 젖어 열변을 토하다가 울어버리는 그녀.
그녀의 말을 듣는 탈영병과 견우, 모두 울고 있다.
탈영병 : (견우에게) 시팔! 오빠란 말 첨 들어봤어! 너, 저 여자 놓치지 마! 알았어?
놓치면 내가 뺏어버릴 거야!
끄떡이는 견우.
탈영병 흐느끼다가 총을 땅에 툭 떨어뜨리자-
군인들이 우루루 몰려 탈영병에게 다가가고-
견우는 두 팔을 번쩍 벌리고 그녀에게 달려온다.

  1. 59. 조종실

견우의 친구, 내려다보다가
친구 지금이다!
스위치를 올리는 견우의 친구.

  1. 60. 회전목마 앞

회전목마에 불이 환하게 들어오며 빙빙 돌아가고-
생일축하 음악이 온 놀이동산에 퍼지면서-
불꽃놀이가 하늘로 올라가 펑펑 터지고 있다.
흐느낌이 가라앉지 않은 그녀를 얼싸 안는 견우.
견우 : (훌쩍이며)생일 추카해!
잡혀가던 탈영병, 견우와 그녀에게 소리친다.
탈영병 : 고마워! 오늘 내 생일이야! 사랑이 뭔지 배울 때까지 살아있을 게!
흐느끼고 있는 그녀, 견우가 감싸주는데-
그녀 : 몸을 돌려 빠져나오더니-
그녀 : 뭐라구? 나하고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구?
견우 : 아냐, 널 구할려고 계획 세운 대로 한 거라...! ,.ㅠ;;;
말도 끝맺기 전에 그녀의 주먹이 견우의 얼굴에 작열하고-
그녀 : 나라도 보내달라고? 너 혼자만 살겠다 이거짓!
견우 : 내가 안그래쓰면 넌 안보내 줘쓸거라...
견우의 복부를 찌르는 그녀의 주먹.
견우 : ...끄응 ,. ;;;
그녀 : 너 혼자 잘 사라바!
그녀, 휙 돌아서 가버리고-
군인들이 탈영병을 차에 태워 가고 있다.
무전기 소리, 호르라기 소리, 개소리(?)들이 난무하고-
주변이 정리되고 있다.
그 위에-
견우(나레이션) : 저는 그녀의 생일 날 또 돋때찌만... 그래도 기분은 조씀미다.
그녀를 만나고 인는 내가 자랑스럽기 때문임미
다. 글구... 제 계획이란 거 사실이니까...
미더 주셔쓰면 조케씀미다. 몬미드시게따구여?
--;;
고개를 푹 숙이는 견우에서-
(F.O)